나만 강아지 없어 나만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도 강아지만 보면 속에 식은땀이 나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는데,

몸과 정신은 따로인 건지 그러면서도 강아지에 대한 사랑은 멈출 수가 없었어요. 

강아지만 보면 너무 좋아서 강아지 대신 내가 엉덩이를 흔들 정도인데,

또 이상하게 너무 무섭기도 해서 숨어서 좋아하고 도망가면서 좋아했던 적이 있었어요. 

 

너무 이상해서 어머니한테 여쭤봤더니,

어머니가 저를 임신했을 때,

큰 강아지 때문에 엄마가 임산부인 상태로 다치신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때문에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너무 맞는 말씀인 것 같은 느낌이...

왜냐하면 제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

강아지만 보면 땀이 나고 심장이 마구마구 뛰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근 30년간을 

그렇게 강아지만 보면 좋아하면서 멀리 도망가는 이상한 사람으로 살았었죠.

이렇기 때문에 강아지를 키울 엄두는 절대 못 냈어요. 

 

그래서 저의 모든 알고리즘은 강아지였죠. 

만지고 다가가지를 못하니까 눈으로라도 보고 좋아하고.. (너무 변태 같나..? 하하)

 

그러다가 친구 강아지와 처음으로 조금씩 친해졌고

무던하고 묵직한 친구 강아지 성격에

처음으로 강아지와 교감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강아지가 왜 사랑인지 느끼게 되었어요. 

 

신기한 일이 있었는데, 그 강아지는 되게 조용하고 순한 강아지이거든요.

하루는 제가 그 강아지와 친구 집에 단둘이 있었어요. 

친구는 외출을 했고, 저는 집에서 혼자 쉬고 있다가 갑자기 위궤양이 와서

급격하게 배가 아프기 시작했고, 배를 잡고 뒹굴뒹굴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어요.

울고 불고 땀 흘리고...

그런데 갑자기 그 강아지가 평상시엔 가만히 있던 아이인데,

갑자기 출입문으로 뛰어가서 짖고 출입문을 긁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때는 너무 아파서 강아지가 왜 저러지.. 싶었는데

병원을 다녀오고 생각해 보니, 이 친구가 제가 너무 아파하는 걸 알아서 불안하고,

다른 도울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서 그랬나 봐요. 

 

그렇게 강아지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가까이할 수 있게 되었고

태어난 지 30년이 지나서야 강아지를 더 이상 안 무서워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모든 강아지들 큰 강아지부터 작은 강아지까지 하나도 안 무서워하고 너무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요.

 

길 가다가도 강아지만 보면 눈을 못 떼요.

예뻐서 죽을라고 하거든요.

 

후 근데!! 나만!! 나만 강아지 없어!!! 하하하

 

강아지를 쉽게 키우지 못한 이유는 회사생활을 했었고,

초보 강아지 엄마기도 하고.. 

뭔가 한 생명체를 제가 길러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그 강아지를 평생 가족으로 맞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쉽게 결정을 못했어요. 

자신이 없다기보다는 제가 마냥 부족한 것 같고..

그럼 부족한 저에게 온 아이는 행복하지 않으면 어쩌나.. 뭐 이런저런 생각..

 

그리고 신랑도 허락을 해줘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망설이고만 있는 중인데... 강아지 유튜브나 산책하는 강아지만 보면

너무 좋아요 하..

 

언제쯤 나는 내 생활이 여유 있고 누군가를 기를 수 있는 준비가 되어서

예쁘고 천사 같은 강아지 친구를 가족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요...? 

 

강아지랑 살고 싶어요....

강아지랑 같이 잠들고 싶어요....

강아지 발바닥 만지고 싶어요....

강아지 산책 하루에 두 번씩 세 번씩 시킬 수 있어요...

강아지랑 매일매일 놀아줄 수 있단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강형욱 훈련사님 영상도 많이 보기 때문에

강아지는 너무 끔뻑 죽으면서 이뻐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죠!!! 음 하 하 하

 

그래도 초보는 초보..

나만 강아지 없는 것 같아서 서러움에 써본 주저리주저리 글을 누가 읽어주시려나...

모르겠지만, 제가 강아지 친구를 데려오게 되면 언젠가는 강아지 친구 글을 써보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하하하